고성의 문화와 역사

Culture and History

민속

3. 주(住)생활

작성일
2025-07-26
조회
7
주생활의 기본은 주택이고 주택은 생활의 변화에 따라 그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을 기준으로 고성군내에 주택을 살펴보면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새마을 운동 이후의 주택개량으로 지어진 주택과 전래의 주택이 그것이다. 주택개량 이후의 주택은 여기서 조사나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아니함으로 논외로 치면 전래의 주택만이 문제가 된다.
이 지역은 해방후 공산치하에 있던 곳으로 6.25 사변후에 수복된 지역이다. 따라서 전화가 극심하였던 곳이기에 전화로 인한 주택의 훼손이 심하여 전래 가옥들이 많아 남아 있지 아니한 곳이다. 다행히 죽왕면 오봉리와 같은 부락은 전화를 면하여 이 곳의 전래 가옥을 그대로 알게 할 뿐만 아니라 취락구성까지를 살필 수 있게 하고 있고 백촌리에도 아직 구가옥들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부락에도 더러 고옥들이 남아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인구의 밀집지대인 아야진, 거진, 대진 등지는 거의 구가옥은 찾기 어렵다. 따라서, 왕곡(오봉)마을은 남한내 유일한 북방식 건조물 집단보존지구로서 1988년 8월 18일 전통건조물보존지구 제1호로 지정되었다.
이 곳의 전통가옥을 분류하면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분류는 건축학적 분류라기 보다는 사회계층적 분류라는 것이 차리리 나을 것이다. 즉 부유층계층의 주거, 중간계층의 주거, 저소득층의 주거가 그것인데 이는 부의 차에서 온 계층간의 가옥구조의 차이라 할 수 있다.
구자복열조거(口字複列住居) : 현재 고성군내의 박영선씨 가옥과 삼포1리 어명기씨 가옥이다. 대체로 우리 나라의 부유층 가옥은 한식기와로 되어 있고 댓돌은 자연석을 쓰고 있기도 하나 자연석을 다듬어 쓴 것도 있으며 이때 다듬은 돌은 그 석재가 화강암으로 되어 있다. 부유층 가옥의 공간구조는 입구(口)자로 되어 있는 것이 통상이고 여기에 솟을 대문과 행랑채가 앞에 따라 붙어 있는 것도 있으나 고성군내에서는 솟을 대문과 행랑채가 따로 있는 가옥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구자형 가옥의 공간구조는 뒷쪽에 모옥 즉 몸채 혹은 안채라고 불리우는 가장 큰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의 칸수는 10칸 혹은 12칸으로 되어 있다. 백촌리 박영선씨 집의 몸채 구조는 건물 우단에 4칸 안방이 있고 이에서 좌측으로 4칸 대청이 있으며 대청다음이 2칸 건너방, 그다음이 2칸 머릿방으로 되어 있으며 툇마루는 다 딴툇마루로 되어 있다.
안방에 이어 'ㄱ'자 굽어진 곳에 부엌 2간이 붙어 있고 그 끝에 부엌과 문으로 통하게 되어있는 부엌방 2간이 있다. 이 안채의 공간기능은 안방은 주부의 침실겸 거실로 가내의 모든 대소사가 이 방에서 의논되고 전식구가 식사도 여기서 한다. 여기에는 주부의 세전가구가 비치되어 있고 부녀내객도 다 여기서 맞는다. 민가에서의 가장 큰 대청은 6칸 대청이나 고성군에는 6칸 대청의 민가는 없고 백촌리 이 고가도 4칸 대청이다. 대청은 하절의 기거로도 쓰이고 일부 세전가장지물을 두고 있다. 건너 방은 대청과 미닫이로 되어 있어 딸이나 자부의 기거처로 쓰고 머릿방은 아들들이 공부 기거처로 쓰고 있다. 부엌 끝의 부엌방은 가정부들의 기거처로 이는 직능에 의한 공간구조로, 부엌방은 부엌과 문으로 통하게 되어 있다. 부엌 천정은 다락으로 되어 있고 다락은 안방 아랫목에서 미닫이로 구획되어 있으며 다락에는 주로 주부에게 소요되는 살림 도구와 음식물들을 저장한다.
사랑채는 안채 앞에 앞채가 밖에서 보이지 않게 막고 있으며 사랑채는 안채보다 기대(基臺)가 1m이상 낮게 되어 있다. 안채와 사랑채와의 거리는 양쪽에 딸려 있는 건물의 길이에 따라 달라지거나 lOm이상 떨어져 있고 안채 머릿방과 사랑채 사이에 구(口)자의 한 변을 막기 위하여 곡간 2칸 문간 1칸, 머슴방 1칸이 놓여 있어 안마당과 사랑마당을 구획하였다. 사랑채는 6칸 건물로 온돌 4칸과 대청 2칸으로 공간구조가 되어 있고 퇴가 붙어 있어 툇마루를 빼면 실제칸수는 온돌 2칸 대청 1칸으로 되어 있다. 사랑채 아렛방 옆에 정지(부엌)가 달려 있고 그 옆은 안채로 왕래하는 대문으로 되어 있으며 그 옆으로 건물을 ㄱ 자로 꼬부려 안채 부엌방과 연속시켜 안채를 완전히 폐쇄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