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문화와 역사

Culture and History

민속

-- 나. 고성 방언의 음운론적 현상

작성일
202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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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중간 자음의 소실과 보존
대부분의 국어사 기술에서 지적되고 있는 사실상의 하나가 모음이나 개음(開音)사이에서 일부 /ㄱ․ㄷ․ㅅ/의 약화 탈락현상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무성음 /ㄱ․ㅂ․ㅅ/이 유성음 환경에서 "유성음화와 개구도(開口度)의 확대현상"(李崇率, 1981, .21)으로 유성음으로 변화하였다가 탈락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발달과 소멸의 과정이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 사이에는 많은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음도 지적된 바 있다. 특히 이들은 중세(中世) 국어(國語)를 전후한 시기에 중앙어에서 발생한 것이며, 동남방언에선 이러한 현상을 용인(容認)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었다. 가령,「ㅅ〉ㅇ」의 발달이 중부방언에서 대폭 발달되었으니, 오늘의 방언분포에서 미루어 보아 송도(松都) 이북에서 시작된 발달로서, 중부방언으로는 그 북반인 황해도와 경기도 북부에서 고정된 것이라고 본다(李崇率, 1967, p. 356).

ⓐ/ㄱ/의 보존

A와 B는 어휘내에 'ㄱ'을 보존하고 있는 예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전부터 'ㄱ'을 보존하고 있었던 것들과 후에 'ㄱ'이 첨가된 유형의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후대에 'ㄱ'이 첨가되는 것 중에서 '놀기'나 '잘기'등은 고어(古語)형태에서 이중의 형태로 실현되었던 것들임은 이미 보고된 바 있다.(金亨奎, 1980, p. 368, 1981. pp. 70~71). 가령 중세 국어의 문헌에서 볼 수 있는



들에서의 어말 'ㄱ'과 'ㅎ' 종성체언 사이의 어떤 연관성을 생각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선 다른 어휘들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다른 지역방언들과
면밀한 비교연구가 진행된 뒤에라야 가능할 것이다.

ⓑ /ㅂ/의 약화․탈락
① 눙에, 누에고치〈누에 爲蠶(訓正解例, 用字例)〉
② 새우, 새비새끼〈사빙爲蝦(訓正解例, 用字例) 새요하(訓蒙가20)〉
③ 술〈酒日醉李(雜額), 酒數本(朝鮮誇譯語)>
④ 개벼우니까(가벼우니까)
⑤ 구먹구만(구워 먹는구만)
⑥ 남새스러운(부끄러운)
⑦ 씨끄러우문(시끄러우면)
⑧ 지서놀지(집에서 놀지)
⑨ 불버(부러워)



로 실현된다고 보고된 바 있으나. 이 지역에선 ⑧의 '불버'를 제외하고 모두 'ㅂ' 변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ㅂ'변칙이란 중세국어의 'ㅸ', "/β/가 통시적으로 /ω/로 변하여 음표체계상에서는 이미 /β/다 소실되었으나 /β/가 자음어미 앞에서는 /P/로 중화되고 모음어미 앞쉐서는 /ω/로 바뀌던 교체양상은 그대로 오늘까지 잔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통시적 음운변화인 /β/〉/ω/가 공시적 음운규칙 내에 아직도 일정한 적용순서를 가지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崔泰榮, 1983, p. 85)으로 그러한 규칙의 세력을 이제까지 'ㅂ'변칙의 규칙을 모르던 여타의 방언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며, 고성방언의 경우 그러한 규칙이 이미 정착되어 가는 상태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⑧의 '지서'는 몹시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예에 속한다. 중세국어에서 "'ㅂ' 말음(末音)을 가진 다른 명사들의 경우에는 속격형을 취한다고 해서 그 'ㅂ'이 탈락되는 일은 없는 것인데, 오직 '집'의 경우에만 '짓'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은 중세국어 음운에서 매우 설명하기 어려운 예외가 되어 오는 것인데 '집'의 말음이 'ㅸ'이었다고 가정한다면 β→φ/-S(c#)와 같은 음운규칙의 적용을 받아 '짓'이 성립된 것"(金完鎭, 1974, p 113)이라 추정했딘 사실을 됫받침 해 줄 수 있는 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비록 하나의 예에 불과한 것이기는 하나 중세국어 음운론에서의 에외적인 존재를 규명할 수 있는 살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나아가서는 중세국어의 'ㅸ'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단서, 다시 말하면 중세국어 이전의 어느 단계에선 명사말에서도 'ㅸ'을 가정해야만 한다는 단서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소중한 예로 취급할 수 있는 것이다.



② 움라우트 현상
근대 국어로 들어서면서 이중모음들의 단모음화 현상이 일어나 '에․애․외'등이 전설단모음(前舌單母音)으로 확립된 후 /ㅣ/에 의한 조화적 역행동화가 가능하게 되어 이른바 움라우트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1750년에서 1800년까지의 인물인 정조대왕(正祖大王)의 이른바 어필(御筆)에 이런 현상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e.g.

인쇄된 기록과 실제 음운상태 사이의 간극을 엿볼 수 있는 것"(金完鎭, 1971, P.17)느껴지긴 하나 대개 18C에 비롯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또한 이 현상은 오늘날도 그 여파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어서 학계의 깊은 관심을 받아왔다.
그 이후 지역방언에서 나타나는 움라우트 현상에 대해 그 본질과 그들에 가해지는 제약조건 들이 면밀히 검토되어 이 현상에 대한 정치한 규칙들이 제의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움라우트 현상에 대해 현재까지 밝혀진 제약조건들의 대개는 다음과 같다. (徐禎穆, 1981, pp. 26~27)

ⓐ 이 현상은 어휘형태소(語彙形態素) 내부에서만 나타난다. 간혹 지역방언에 따라 어휘형태소(語彙形態素)와 문법형태소의 결합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 후행(後行)하는 /ㅣ/는 순정(純正)/ㅣ/가 아닐 때는 동화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 모음간에〔+coronal〕자음이 게재하면 이 현상은 방해된다.
ⓓ 피동화음이 /ㅜ/나/ㅡ/일 때 이 현상은 약화된다. 이는 이중모음 '위' '의' 의 단모음화가 현재에도 실현되고 있음과 관련되었던 것이다.

고성방언의 움라우트 현상에서도 위의 제약조건들은 충실히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대부분의 움라우트 현상은 어휘형태소(語彙形態素) 내부에서 발생하낟. (예 : 고비→괴비, 고삐→때배, 남비→냄비, 두루마기→두루매기, 잠방이→잠뱅이, 지렁이→찌렝이. 두꺼비→두께비, 구렁이→구렝이, 토끼→퇴끼등) 그러나 문법형태소(文法形態素)와 결합할 경우에도 그사이에〔+coronal〕자음이 개채되어 있지 않으면 움라우트 현상은 점차 그 세력을 확대하고 이쓴 것 같다. (예 : 호박+이→보배기, 처남+이→처내미, 솥+이→소치, 밭+이라는→바치라는 등)이러한 현상은 중부방언과 경남의 일부 지역방언을 제외하고 점차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령 전주지역 방언은 이미 아무러 제약을 받고 있지 않으면(崔泰榮, 1983, pp. 117~118), 충남 방언의 경우 그 개재자음이〔+grave C〕이면 형태론적 제약을 파기하고 있으며(都守熙, 1981, p. 11), 경남진해지역방언은〔+corona1〕자음이 개재될 때는 거의 필수적으로 선행음절을 움라우트화시키나 피동화음절의 성조가 저조(低調)이면서 길게 파악되는 경우 움라우트 실현형이 매우 어색한 경우가 있다(徐禎程, 1981, pp. 47~8)고는 하나 이러한 형태론적 제약조건은 이미 제약조건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있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것이다.
다른 조건들도 하나의 제약조건으로 기능하고 있음은 다른 방언에서의 경우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간혹〔+coronal〕자음이 개재되어 있음에도 움라우트 현상이 일어나는 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령, '가지→가지, 단지→단지, 부시→부시, 추녀→추녀, 어머니→어머니, 할머니→할머니, 보리→보(버)리, 파리→파라. 뿌리→뿌리'등에서 처럼〔+coronal〕자으미 개재되어 있으면 움라우트 현상을 기피하는 것이 일상적인데 반해 '물조오로→물쬐리, 꽈리→꽤리, 다리미→대리미'에서는〔+coronal C〕라는 조건이 제약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러한 예외가 '나타나는가 하는 점은 아직 무엇이라 단언할 수는 없으나 움라우트 현상의 확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의 음운록적 현상들로는 구개음화 현상과 어두 자음의 경음화 및 격음화 현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국어에서의 구개음화 현상은 흔히 경구개음이 아닌 ㄷ․ㅌ․ㄱ․ㅎ 등이 〔i〕나〔j〕앞에서 구개파찰음인 ㅈ․ㅊ, 혹은 마찰음 ㅅ으로 발음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구개음화 현상 중에서 'ㄱ'의 구개음화 는 남부 제방언에서 그것도 아직은 단어의 첫머리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임에 반해 "'ㄷ'의 구개음화는 평안도 방언을 제외한 거의 전역을 걸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ㄱ'이 경우와 같은 음절상의 제약도 없는 위에 정서법(正書法)에서도 인정될 만큼 그 구속력이 강한 현상"(金完鎭,1971, P. 138)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성방언에서도 'ㄷ'의 구개음화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으며,'ㄱ', 'ㅎ'의 구개음화 현상은,

겨→져, 기지개→지지개, 기침→지침, 겨드랑아→저드랑이, 김치→짐치, 키(箕)→치,
혀→세, 흉→숭, 형→성, 힘→심

등 단어의 첫머리에서는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왕겨→왱겨, 거울→멩경, 소경→쇠경

등 단어의 첫음절 이외에는 구개음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이는 남부제방언의 현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경음화 및 격음화 현상은 임진왜란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현대 국어에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