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문화와 역사

Culture and History

민속

-- 타. 기우제(祈雨祭)

작성일
202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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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제는 어느 고을에서나 한발이 심할 때 지내온 행사로 아무데서나 지내는 것이 아니고 영험이 있다고 전래되어 오는 곳에서 지낸다.
고성군에서 기우제로서 영험이 있다고 알려진 곳은 화진포 앞에 있는 금구도 오봉리 송지호 앞에 있는 죽도 죽왕면의 오음산 등이다. 금구도의 기우제는 면장이 주재하여 지내게 되어 있고 여기서는 개를 잡아 그 피를 금구도에 뿌려 놓는 행사를 한다. 이를 기우제의 당처(當處)라 하여 신성한 곳으로 여겨 오던 곳이기에 여기에 개피를 뿌리면 하늘이 신성한 곳을 청결하게 하기 위하여 비를 내린다는 해석으로 개피를 뿌리게 되어 있다.
죽도의 기우제도 역시 같다. 여기서는 하지(夏至)까지 비를 기다리다가 비가 오지 아니하면 죽도의 용바위에 개를 잡아 개피를 뿌린다. 여기서 개피를 뿌리는 이유는 금구도의 기우제와 같은 의미에서이고 죽도에서는 아무리 가물어도 하지 전에는 소우제를 지내지 아니 한다.
죽왕면 오음산의 기우제는 간성현감을 지낸 택당과 연관되어 있으며 고성군이 긴 해안선을 끼고 있어 이 해안에 있는 무인도가 기우제 장소로 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비하여 이 곳 오음산의 기우제는 산간이 기우제 장소이다.
대개 기우제의 공물로 개피를 쓰는 것이 흔이 있는 일이나 오음산은 이 점이 전혀 다른데가 있다. 택당 이식이 간성현감으로 왔을 때 관내의 지세를 살피고 죽왕면 오음산에 천하의 명당이 있다는 말을 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 명당을 찾으려고 여기를 다녀간 풍수지사가 많았고, 택당은 그 명성으로 해서 실제의 인물이면서 간성지방에서는 전설화되어진 인물이기도 하다.
명성 높았던 택당이 오음산에 명당이 있다는 말을 남긴 것이 계기가 되어 이 산에 명당을 찾아 백골을 가만히 이장하는 예가 있다. 오음산이 명산이기 때문에 백골을 가만히 쓰면 산신이 노하여 그 백골을 유실시키기 위하여 홍수를 내리게 한다는 속언이 이 곳에 있다.
이 속언 때문에 한발이 심하면 이 고을 사람이 임자 없는 고분에서 백골을 파다 오음산에 이장을 하는 것으로 기우제를 지낸다. 백골을 이장하였다가 홍수가 질 염려가 있을 정도로 비가 많이 오면 동리 사람들이 다시 협의하여 그 백골을 철거하면 비가 멈춘다고 하는 속신이 있어 오음산이 기우제 장소로 쓰이고 있다.